다시 ‘방위비분담금’을 논(論)함

이은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울산본부장 / 기사승인 : 2020-03-25 08: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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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을 휩쓸고 팬데믹이 선언되는 등 비상상황에서, 전 국민의 (아니 전 세계의) 눈이 코로나19의 확산추이에 쏠려있는 사이, 11차(2020년~) 한미방위비분담 협정을 위한 7차 협상이 3월 17~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다. 


지난 협상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8~10% 인상안(2019년 약 1조380억 원에서 약 1조1500억 원)을 제시했고, 미국은 최초 2019년 분담금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6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제안한 뒤 한 차례 수정을 거쳐 지금은 (미군주둔비의 총액에 해당하는) 40억 달러 안팎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분담금 총액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는 극명했다. 


이번 협상에서도 총액 타결이 쉽지 않자, 정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을 막기 위해 인건비라도 논의하자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거부했고 협상은 무위로 끝났다. 이로써 지난 2월 말 주한미군사령부가 통보한 대로 4월 1일부터 한국인 노동자들이 무급휴직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 눈앞에 닥쳤다. 미국은 9000명 한국인 노동자들, 수만 명 그 가족들의 생계를 볼모로 비상식적인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것이다. 


참으로 ‘齷齪(악착)같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악착’을 사전에 찾아보면 ‘도량이 썩 좁음’, ‘작은 일에도 끈기 있고 모짊’, ‘잔인하고 끔찍스러움’이란다. 지금 미국의 행태야말로 ‘악착’ 그대로가 아닌가?
그간 주한미군에게 지불한 방위비분담금 중 매년 1000~2000억 원의 미집행금이 발생, 1조 원이 넘는 미집행금이 쌓여있다고 한다. 돈이 없어 못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 곳간에 쌀이 썩어나도 농민들에게 한 됫박, 한 줌의 쌀도 악착같이 뺏던 악질지주와 무엇이 다른가?


애초에 미국의 요구라는 것이(방위비분담금 협상이라는 것이) 서로의 형편과 상황을 맞춰가며 협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너희야 죽든 말든 우리 요구대로 하라고 겁박하고 강탈하려는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명 ‘소파협정’이라 부르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 제5조 제1항 ‘미국은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한국이 부담하는 경비를 제외하고는 한국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미군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기로 합의한다’을 위반해가며 미국 자신이 당연히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한국에 전가시키기 위해 ‘특별협정’이란 형태로 강박한 것이 ‘방위비분담금’이라는 것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방위비분담금이 아니라도 매년 주한미군에게 직접, 간접비용으로 쏟아 붓고, 미국산 무기 구입으로 들어가는 천문학적 예산은 논외로 하자(한미관계, 한미동맹의 원칙적 검토, 제대로 된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니). 방위비분담금 인상 폭의 문제가 1991년 1000억 원 정도로 시작해서 2019년 1조380억 원까지 매년 바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이며 일방적이고 반평화적인 것 아닌가!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 반대’가 아니라 ‘방위비분담금’ 자체를 반대하고 폐기를 요구해야 할 때다. 미군에게 더 이상 한 푼도 주지 말고, 그럴 돈 있으면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지고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한 재난기금을 지급하라.


이은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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