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카 중단과 재운행을 통해 본 생각

윤석 / 기사승인 : 2019-05-15 08: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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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논단

애반딧불이 서식지 보존을 위한 관공서 사업이 중단됐고 이를 놓지 않고 3년 동안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반딧불이 증식장도 6월이면 택지개발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울산시는 ‘마땅히 할 장소’와 ‘인력 채용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당장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태도여서 닥터 카 사업 해결 방법에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지난 2015년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10년 이상 지원해온 반딧불이 증식과 교육사업이 중단됐다. 반딧불이 서식지 보호 및 개체 수 증진과 교육활동을 위해 멈출 수 없다는 의지를 가진 개인들이 사비를 들여 증식장을 운영해 왔다. 지난 3년 동안 울산 애반딧불이 서식지를 조사하고 개체 수를 늘리고 시민들에게 반딧불이가 살아야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살아있는 생명 교육을 해 왔다. 그러는 동안 행정기관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당초 교육과 개체 수 증식을 하던 들꽃학습원도 택지개발로 시설 규모가 줄어들게 되어 공간과 여력이 없다고 한다. 다른 행정기관도 비어있는 공간이 있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반면, 울산광역시는 수달 서식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태화강 대숲 중백로 부화를 비롯한 생물종 보호를 위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생물종다양성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생물종 보호에 관심을 가진 울산광역시 행정이라면 반딧불이 서식과 생태를 알리는 생태관 정도는 건립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건은 녹록하지 않은 듯하다.


이 대목에서 얼마 전 울산대학교 병원 ‘닥터 카’사업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닥터 카 사업은 위독한 중환자를 응급차로 운송하면서 처치하는 일로 환자 생존율을 높여 생명을 살리는 중대한 일이다. 그런데 예산이 없어지면서 몇 년 중단됐다고 한다. 닥터 카 사업도 반딧불이 증식 사업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살려내는 일이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다가 중단된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에스오일이라는 대기업이 사회공헌활동(복지사업)으로 예산을 지원하면서 다시 운행하게 되었다. 문제 해결은 됐지만 중단되었을 때 울산광역시를 비롯한 행정기관이 울산시민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나서야 하지 않았냐고 지적하는 기사들도 보았다.

 
애반딧불이는 전라북도 무주군 서식지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그만큼 무주군을 아주 청정한 도시로 생각되게끔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울산도 10여 곳에 자생하고 있다. 하지만 개체 수가 줄고 있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곳도 늘고 있다. 빛 공해 차단, 불빛 줄이기, 농약 특히 제초제 금지, 다슬기 등 애벌레 먹이 확보 등 서식지 생존 환경이 유지돼야 한다. 인공적인 방사를 통한 개체 수 늘리기와 유지도 꼭 되어야 한다.


반딧불이 증식사업을 통해 초여름 밤에는 울산 곳곳에서 애반딧불이가 예전 개똥벌레처럼 흔하게 보이고 늦여름 초저녁에는 늦반딧불이들이 밤하늘 별처럼 날아다니는 울산의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생태관광자원으로 외부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진귀함도 줄 수 있다. 물론, 산업수도, 공해도시로 알고 있는 울산을 공장과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로 전국, 해외 관광객들에게 재방문하고픈 마음을 갖게 할 수 있다. 또한 서식지 주변 주민들과 함께 생태관광지로서 주민들 복지도 증진되도록 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 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도 반딧불이 상표를 부착 판매하면서 청정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당장 6월이면 개인이 운영하던 증식이 없어지지 않도록 라면 증식장만이라도 명맥을 유지하는 쪽으로 지금 운영하는 측과 행정이 협의를 잘 했으면 한다. 지금도 개인 사비로 운영하는데 행정이 조금만 거들어줘도 그들은 아마 감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딧불이 생태교육도 기회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고 있으나 부산을 비롯한 경남 지자체에서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과 증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기관이 반딧불이 생태관이다. 당장은 시설이 들어갈 빈 공간이 없는 게 당연하다. 예산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는 가능한 계획을 함께 갖고 꿈을 실현하면 좋겠다.

 
그리고 닥터 카처럼 행정이 나설 수 없다면 국가 천연기념물 전체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대기업도 있고 울산 태화강 꼬리명주나비와 참게 등 생물종 보호를 위해 예산과 인력을 지원했던 자동차 회사도 있다. 그 외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이 생물종 보호를 통해 생산기지가 있는 지역을 위해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기업 시민’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행정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 일에 함께하는 기업은 해외나 국내 소비자로부터 무한 신뢰를 얻게 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또 다른 생명 위기에 처한 곳이 있다. 울산야생동물구조센터다. 야생에서 구조돼 온 조류 가운데 조류독감에 걸린 개체가 들어온다면 대공원 동물원 내 아름다운 새들을 함께 매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야생동물구조센터가 대공원 내 조류원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이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구조, 치료뿐 아니라 시민교육과 연구도 함께 해야 하는데 지금은 구조도 어려운 현실이다. 울산의 자연환경을 맘껏 뛰어놀던 야생동물 중 다치는 사례는 인간의 편리를 위한 도로, 건물 등을 세우면서 서식지를 빼앗고 먹이가 부족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닥터 카인 야생동물구조센터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전과 제 기능을 위한 규모와 인력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울산은 다른 도시보다 생물종이 다양하다. 그런데 산업과 공해로 인해 묻혀버렸다. 이제라도 살아있는 자연을 제대로 살려내는 일에 행정과 기업 시민이 나서야 한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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