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포함한 한·중·일의 동백나무 이름(1)

정우규 (사)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이사장 겸 대표 / 기사승인 : 2020-02-12 08: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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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백

한국과 주변국에 자생하고 있는 동백나무의 분류학적, 생태학적 특징을 고찰해 볼 때 한국은 동백나무의 원산지로 봐야 한다. 그러나 고려 건국 이전에 발간된 한국의 책에 동백나무 이름이 수록된 예는 찾지 못했다. 일본 상원경이(上原敬二, 1959, 1974)의 <수목대도설(樹木大圖說)>에 조선의 동백나무는 3000년 전 기자시대 지리산 지역에 심은 역사가 있다고 서술했다. 또 중국의 책 <신농본초경집주>(BC 1세기)와 <신수본초>(659)에 신라가 중국에 수출한 약재 해홍화(海紅花), 해석류(海石榴)가 수록돼 있다. 한국의 책에 동백나무가 최초로 수록된 것은 <삼국유사> 낭지승운 보현수조에 수록된 ‘혁목’으로 추정되나 확실한 것은 <동국이상국집>(이규보, 1241)에 수록된 한시 ‘동백화(冬栢花)’다. 중국 이백(701~762)의 <이태백시집주(李太白詩集注)>, <태평광기>(太平廣記, 이방(李昉) 등, 978), <유서찬요>(類書纂要, 거곥옥(璩崑玉), 1664) 등에는 동백이 해홍화, 해석류 등의 이름으로 나타나고 신라에서 들어온 것으로 돼 있다. 


사람이 생존에 필요한 생물자원을 얻기 위한 정보의 교환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생물에 관한 정보이고 이 정보는 이름에 의해 공통의 정보로 정의되고 교환된다. 그런데 이름은 지역과 시대 그리고 집단에 따라 각각 다른 경우가 있다. 따라서 지역과 시대, 집단이 사용하는 이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꼭 필요한 연구다. 이 글은 동백나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활용할 목적으로 울산지역을 포함한 한·중·일의 동백나무 이름을 조사해 정리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도감, 식물지, 본초서, 역사서. 개인 문집 등의 문헌을 참고해 문헌에 수록돼 있는 동백나무 관련 이름을 조사하고 분석해 고찰했다. 동백나무의 한글 이름, 한자 이름, 동백나무와 동백나무의 동명이종(同名異種)인 동박나무(생강나무) 등과 관련된 이름을 조사했다.

1. 울산 등 한국의 문헌에 수록돼 있는 동백나무 이름

울산지역을 포함한 한국의 문헌에 수록돼 있는 동백나무의 동백이란 이름은 대부분 한자로 겨울 동(冬)에 나무 이름 백(柏)을 더해 ‘동백(冬柏)’으로 표기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동백에 관해 시와 산문을 쓴 대부분의 저자들은 동백을 한자 ‘冬柏’으로 기술하고 있다. 시골 노인들은 동백을 돈박이나 동박, 동백기름을 돈박지름이라 하는 사람도 있고 동백섬을 돈박섬이나 돔베기섬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우리 이름 동백 대신 수당시대 중국이 신라에서 수입한 동백이 석류 닮은 꽃이라 하여 부르던 해석류(海石榴), 송대 이후 산(山)에 나는 차(茶) 즉 야생차라 하여 부르던 산다(山茶), 산다화(山茶花), 산다목(山茶木)으로 표기한 문헌도 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이후 현재까지 쓰고 있는 일본 한자 이름 춘(椿), 귀하게 중국의 이름 내동화(耐冬花), 탐춘화(探春花), 옥명화(玉茗花) 등으로 기록한 문헌도 있다. 한국의 문헌에 표기됐거나 입으로 부르는 동백의 이름들은 크게 우리말 이름 동백 계열, 고대 중국에서 부르던 이름 해석류 계열, 송대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 부르는 산다 계열,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들어온 이름 춘(椿) 계열이 사용되고 있다.
 


(1) 동백 계열 이름

(가)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이상희(2004)는 <꽃으로 보는 우리 한국 문화>에서 “동백은 ‘冬柏’ 또는 ‘棟柏’을 표음한 것이다...중략...이 꽃은 겨울에 꽃이 핀다하여 ‘동백(冬柏)’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그 가운데 봄에 피는 것도 있어 ‘춘백(春栢)’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했다. 임경빈(1988)은 <나무백과(3)>에서 동백은 ‘棟柏’을 표음한 것이고 ‘冬柏’이라고도 쓴다고 했다. 최영전(1992)은 <한국민속식물>에서 “동백은 겨울에 꽃이 핀다 하여 ‘동백(冬柏)’이라 이름 붙였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계절에 맞춰 부르는 이름도 있었다. 강희안(姜希顔)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동백나무는 우리나라[동국(東國)]에서 나고 오직 4종이 있는데 꽃은 붉은 홑꽃이며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것을 세상에서 ‘동백’이라 하고 홑꽃이 남쪽지방에서 나는데 봄에 피는 꽃을 ‘춘백’이라고 한다(東國之産 惟有四種 單葉紅花 雪中能開者 俗稱冬栢 單葉者 好生南方中 或有 春花者 曰 春栢)고 설명하고 있다. 이 동백은 자생지 환경 특히 기온에 따라 꽃이 가을부터 봄까지 핀다. 춘백(春柏)은 봄에, 추백(秋柏)은 가을에, 동백(冬柏)은 겨울에 피는 동백꽃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정약용은 동백나무에 대해 ‘예전에는 취백(翠柏) 또는 총백(叢柏)이라 했으며, 한청(漢淸)의 문감(文鑑)에는 이것을 강오(岡梧)라고도 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동백꽃을 읊은 시는 이규보의 동백화(冬栢花)이고 현재 사용하는 이름이다. 동백이란 이름은 우리만 사용하는 이름이다. 필자는 본래 어원이 ‘도바기’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필자 단 한 사람의 주장이지만 일본 등 주변 국가들에서 사용되는 이름들의 어원 관계까지 고찰해 볼 때 톱니가 딱 들어맞는 조사이고 해석이다. 어원 도바기가 시대에 따라 도박, 돈박, 돔박, 동박 등으로 변천을 거듭해 고려 때에 와서 이규보에 의해 한자 이름으로 정착된 이름이 현재의 이름 동백(冬柏)이다. 이규보가 그의 한시 ‘동백화(冬柏花)’를 짓고 <동국이상국집>에 실으면서 ‘동백(冬柏),으로 정착됐으나 그 과정에서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방언이 생기고 작가나 기록자에 따라 여러 가지 비슷한 발음의 우리식 이름과 한자식 이름이 수록돼 있다. 동백의 이름을 조사하고 고찰해 정리하는 것은 생물학, 임학, 원예학 등 자연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언어학, 국어학, 음운학, 방언학, 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필요한 연구이나 다만 우리의 의지와 사회적 학문적 환경이 그리하지 못했을 뿐이다. 


필자가 조사해본 동백의 이름은 한글로 동백이란 이름이 표준어이고 주로 사용되고 있는 이름이지만 지역의 사투리에 동백과 비슷한 이름들이 제법 남아 있다. 동백 관련 우리 이름은 표준명 동백나무 외에도 돈박(경상도), 돔박(제주), 돔바기(제주), 돔배기(울산), 동박(제주, 경상, 전라), 동박낭(제주), 동배(북한), 산동백(경상) 등이 사투리로 사용되고 있다. 

 

▲ 울산동백


동백나무와 관련 있는 식물의 이름은 동백나무의 4촌 격인 애기동백나무[겨울동백, 산다화(山茶花), 한춘(寒椿)], 옛날부터 동백과 동명이종(同名異種)으로 불러온 생강나무의 토명 돈박, 동박 및 동백, 꽃이 통꽃이고 열매가 둥글고 흰꽃이 피는 쪽동백나무, 잎이 동백나무의 잎 같이 생겼는데 뒷면이 희고 열매가 둥근 백동백나무, 잎이 동백잎을 닮고 상록성이나 열매가 작은 사철나무라 하는 개동백나무, 개돈박나무 등 동백이 아닌데 동백이라는 말이 붙은 나무들이 있다. 그리고 동백나무에 기생하는 동백나무겨우사리, 동백나무 숲속에 나는 동백나무조개버섯과 동백나무진흙버섯 등에도 동백 관련 이름이 붙어 있다. 관련 있는 동물의 이름은 겨울 추위로 곤충 등의 먹이가 부족한 산에서 동백나무숲으로 내려와 동백꽃의 꿀을 빨아먹는 동박새가 대표적이다. 이 새의 이름을 제주도에서는 ‘돔박생’이라고 한다. 


동백의 이름에 돈박, 돔박, 동박, 동배, 동백이 있고, 동백의 한자 표기도 저자와 문헌에 따라 冬柏, 冬栢, 棟柏, 桐柏, 東柏, 棟白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동박새의 이름도 동백꽃의 꿀을 빨아먹는 새여서 동박새라면 ‘동백새’여야 하나 ‘동박새’라고 하는 것은 현재 동백이라는 이름이 ‘겨울에도 잎이 녹색이고 꽃이 핀다’에서 유래한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모르고 있는 어원이 되는 이름이 있었고 그 이름이 시대에 따라 도박, 돈박, 돔박, 동박이란 이름으로 음운변천을 거처 오늘의 동백이 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동백 관련 땅 이름에도 동백 이외에도 도박, 돈박, 돔박, 돔바기, 돔배기, 동박, 동배 등이 접두사로 사용되고 있다. 땅이름의 한자 표기도 음은 동백이나 뜻이 각가 다른 冬柏, 冬栢, 棟柏, 桐柏, 東柏, 棟白, 洞白 등으로 표기돼 있다. 특히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 돔박이오름은 <제주군읍지(1899)> 제주지도에 동박이오름(冬柏岳), 주변의 비문에는 동박악(童泊岳), 동박이오름(同博伊岳), 동백악(冬柏岳), 동백이오름(桐白伊岳), 돔백이 등으로 표기했다(김종철, 1995; 오창영, 2008). 

 

▲ 울릉동백

(나) 생강나무(Lindera obtusilosa)

한국에서 동백이라고 하면 남쪽 섬이나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바닷가에 나고 붉은꽃을 피우는 동백나무과의 동백나무(C. japonica)를 생각하고 내륙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산에 나고 노랑꽃이 피고 생강 냄새가 나는 녹나무과 생강나무(L. obtusilosa)를 생각한다. 동백은 옛날부터 기름이 약용, 식용, 미용 재료로서 매우 귀하고 중요했다. 특히 머릿기름으로서 동백기름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래서 동백기름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은 동백기름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 기름을 찾게 됐다. 동백기름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기름을 찾은 것이 생강나무 열매 기름이었다. 그러다보니 생강나무 열매 기름도 동백기름과 같이 부르게 됐던 것 같다. 그 예가 진도 아리랑에 나오는 “아주끼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산골에 큰 아기 다 놀아난다”의 동백은 동백나무과에 속하는 붉은 꽃 피는 동백이고 정선아리랑에 나오는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나 강원도 아리랑 가사의 1절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누구를 꾀자고/ 머리에 기름” 및 구미아리랑의 가사 “동백아 열지 마라/ 되지 못한 촌갈보 몸꽂 낸다/ 울 넘어 담 넘어 꼴 비는 총각/ 눈치나 있거든 떡 받아라”, 강원도에는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건넛집 숫처녀 다 놀아 난다/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산골에 큰 애기 떼 난봉 난다”와 “동박아 열지를 마라/ 산골에 수처녀 은발난다/ 여라는(열라는) 콩팥은 아니 늘고(열고)/ 아주까리 동박만 조불조불하네” 등의 동백은 녹나무과에 속하는 노랑꽃 피는 생강나무를 부르는 이름이다. 즉 동백나무와 생강나무의 관계는 이름은 같으나 종이 다른 동명이종(同名異種) 관계다. 생강나무(L. obtusiloba)의 표준명은 생강나무지만 민간에서는 동백, 동박으로 불러왔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내음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그만 아찔하였다”는 구절에 ‘노란 동백’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내음새’란 표현이 있는 것은 소설의 배경이 된 춘천 지방의 생강나무 꽃을 표현한 것이다. 


생강나무가 표준명이 되기 이전에 사용해온 이름은 도박, 돈박, 돔박, 동박, 동배, 동백, 산돈박, 산동백, 개동백, 산후추, 아기(귀)나무, 새앙(시앙)나무 등으로 조사되고 있다. 생강나무의 한자 표기도 冬柏, 東柏, 洞白 등이 그대로 나타난다. 의학, 약학, 생화학 등의 학문에 나오는 약용물질로서 동백산(東柏酸)은 생강나무속 식물에 특별히 많이 들어 있는 유기산(linderic acid)이다. 


울산의 경우도 동백 관련 이름의 다른 방언으로 돈박, 돔박, 동박, 돈박새, 동박새, 돈박지름, 동박기름, 개동박 등이 조사됐다. 울산의 노년층들이 아구나무, 아귀나무라라 부르는 나무가 있다. 1934년 간행된 <울산읍지>와 1937년 간행된 <흥려승람>에 특산물로 아(椏)가 나온다. 이 식물의 종이 장미과 조팝나무속에 속하는 아구장나무(Spiraea pubescens)나 인동덩굴과에 속하는 길마자나무(Lonicera harai)인가 했는데 노인들과의 대화에서 생강나무를 아기(귀)장나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제 때 간행된 <울산읍지>와 <흥려승람>에 수록된 아(椏)는 생강나무로 추정된다. 울산에도 바닷가에 자생하는 동백나무와 동백이 자생하지 않는 내륙 산지와 관련된 돈박, 돔박, 동백 등의 이름은 생강나무를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 옳다. 


울산의 동백 관련 땅 이름도 도박골, 돈박고개, 돈박골, 돈박골사거리, 돔배기섬, 돔베기섬 등이 조사됐다. 울산의 동백 관련 이름의 한자 표기도 冬柏. 冬栢. 桐柏 등이 조사됐다. 동백 관련 이름과 어원 및 음운변천에 관한 기존의 조사와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보완 조사, 고유 이름과 한자 이름을 통합한 전향적 재해석이 꼭 필요하다. 

 

▲ 생강나무

(2) 해석류(海石榴) 계열

해석류(海石榴)는 신라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동백이 서역(중동)에서 장건이 들여 온 석류(안석류)를 닮았다하여 해석류라고 부르고 적은 이름이다. 해류(海榴)는 해석류의 석자를 빼어 줄인 이름이다. 중국의 <본초경집주(本草經集註)>(BC 1세기)나 <신수본초(新修本草)>(659)에는 신라산의 약재로서 중국 문헌에 소개된 것으로 인삼을 비롯해 남등근(藍藤根), 대엽조(大葉藻), 곤포, 백부자, 토과(土瓜), 박하, 형개(荊芥), 국(菊), 해석류(海石榴), 해홍화(海紅花), 가자(茄子), 석발(石髮), 신라양지(新羅羊脂) 등이 수록돼 있다. 여기서 해석류(海石榴)와 해홍화(海紅花)는 중국에서 신라산 동백을 부르는 이름이다. 해석류(海石榴)는 바다 건너 외국에서 온 석류(石榴) 닮은 식물이란 뜻이고 해홍화(海紅花)란 바닷가에 나고 외국에서 들여 온 붉은 꽃 즉 동백꽃이란 뜻이다. 


이백(701~762)의 <이태백시집주(李太白詩集注)>에 “해홍화는 신라국에서 나고 색깔이 매우 선명하고 아름답다(海紅花 出新羅國甚鮮)”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해석류는 신라에서 들어왔다(海石榴新羅國來)”, “신라국에 해석류가 많다(新羅國多海石榴)”는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다. 일본에서도 <만엽집(萬葉集)>에 동백나무와 꽃을 해석류(海石榴)로 기록하고 있다. 이런 문헌적 기록으로 보면 고대의 중국과 일본에서는 동백나무를 적을 때 중국에서 만들어진 이름인 해석류로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동백나무를 중국에 전해준 것으로 볼 수 있는 신라에서는 동백나무와 꽃을 어떻게 불렀는지 알지 못한다. 필자는 한국 동백의 고유 이름과 일본의 고문헌을 참고해 고대 우리 조상들이 불렀을 이름을 ‘도바기’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동백에 관한 저자들은 모두 동백이란 이름이 겨울에도 잣나무 같이 푸른(녹색)잎이 있고 겨울에 꽃이 피는 나무라고 해서 부르게 된 이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동백의 어원이 ‘도바기’라고 추정하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삼국유사> 낭지승운 보현수조에 수록돼 있는 ‘혁목’을 우리 문헌에 최초로 수록된 동백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까지 동백을 해석류나 해류로 부르고 시를 지었다. 당나라 주요 인사들 가운데 해석류 시를 쓰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동백을 가꾸고 시를 짓는 것이 유행했다. 당의 이백, 유종원, 온정균 등의 해석류 시가 유명하다. 


중국 기록에 신라에서 중국에 들어왔다는 동백나무는 <본초경집주>와 <화경>이 발행된 시대, 중국의 남조와 조공무역을 연 시대, 당시의 영역 등을 고려하고 국제적 정황상으로 볼 때 울산의 동백나무였을 것이다. 그래서 울산의 동백나무는 중국의 동백꽃 문화를 낳은 모태 식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울산이 동백꽃 문화가 싹튼 고장으로 세계 동백 문화의 시원지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울산은 동백으로 해서 대단히 영광스러운 곳이다. 울산은 동백을 국제적인 자랑거리로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 


해석류가 신라에서 중국으로 들어간 동백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학자들이 수, 당, 송나라 문헌을 번역하면서 해석류와 해류를 대부분 ‘바다석류’나 ‘갯석류’ 또는 ‘석류’로 번역했다. 한국에 ‘바다석류’나 ‘갯석류’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없다. 자기가 모르는 것은 물어봐서 바르게 번역하는 게 못난 것도 아니고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모르는 것을 무시하고 잘못 번역해 독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것보다 다른 전문가들에게 물어봐 바르게 번역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조선시대 우리의 한시문에 해석류가 종종 등장한다. 이 해석류란 우리나라에서 들어간 동백을 부르는 중국 이름인데 우리 선조들이 이 중국 이름으로 시를 읊고 문장을 지었다. 아무리 잘 지어도 한문학의 아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잣도 신라에서 중국에 들어온 것이라고 하여 잣나무를 해송(海松), 잣나무 씨를 해송자(海松子)라고 적었는데 우리 문헌에 해송, 해송자로 표기돼 있다. 해석류가 나오는 시문은 남구만의 ‘애석하다 계단 앞에 자라는 동백(可惜階前海石榴)’ 등이 있다. 


중국의 문헌에 해홍화(海紅花) 란 이름도 나온다. 당나라 시대에 나오는 해홍화는 동백일 가능성이 많다. 명·청시대에 나오는 ‘해홍화’는 ‘다매(茶梅)’라는 기록도 나온다. 다매는 매화꽃이 필 때 같이 피는 산다(山茶)라고 설명돼 있다. 오늘날의 ‘애기동백’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3) 산다(山茶) 및 기타 계열

고려시대에는 우리 문화에 관한 자부심이 높아 중국에서 부르는 동백을 해석류나 산다라고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이규보는 ‘동백화(冬柏花)’, 채홍철은 ‘동백목곡(冬栢木曲)’을 지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들어오면 산다(山茶), 산다화(山茶花), 산다목(山茶木) 등 산다의 빈도가 늘어난다. 산다란 중국의 명대에서 현대까지 사용하는 동백의 중국 이름이다. <양화소록>에는 동백을 산다라 하는데 속명으로 동백이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객이 전도됐다. 우리의 동백 관련 문헌에 천산다(淺山茶), 철쭉다(躑躅茶), 보주다(寶珠茶), 석류다(石榴茶), 해류다(海榴茶), 말리다(茉莉茶), 궁분다(宮紛茶), 관주다(串朱茶) 등 다자 항열과 강오(岡梧), 단약(丹若), 학정(鶴頂), 학정홍(鶴頂紅), 내동화(耐冬花), 옥명화(玉茗花), 여심화(女心花), 만다라화(曼茶羅華) 등 많은 이름이 나온다. 대부분 중국의 문헌에서 그대로 옮겨온 이름이다. 


정우규 (사)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이사장 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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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규 (사)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이사장 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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