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제 도입 임박, 앞으로 어떻게 바뀌나?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1-06 0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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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화 자치경찰제, 6개월 간 시범운영기간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
▲ 자치경찰제가 올해 초부터 시범 운영되고 올 하반기부터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울산지방경찰청 명칭이 개청 21년 만에 울산광역시경찰청으로 변경됐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수사본부 신설 등 경찰법 시행에 따라 울산지방경찰청 명칭이 21년 만에 울산광역시경찰청으로 변경됐다. 자치경찰제 시행에 따라 경찰청에는 자치경찰사무 관련 정책수립을 총괄하는 자치경찰담당관이 신설되고 각 시·도경찰청(제주·세종 제외)은 3차장·부장 체제로 전환되며 서울경찰청은 치안감인 3명의 차장이, 14개 시·도경찰청은 경무관인 3명의 부장이 각각 국가사무, 수사사무, 자치사무를 분담한다. 정보와 보안 외사 등 국가경찰 사무는 경찰청장이, 생활안전·교통·성폭력·학교폭력 등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지사 소속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수사경찰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각각 지휘·감독한다.


울산경찰청도 이에 따라 기존 2부장 체제에서 3부장 체제로 바뀐다. 공공안전부인 1부에는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경비과·공공안녕정보외사과가, 수사부인 2부에는 수사과·형사과·안보수사과, 신설되는 자치경찰부인 3부에는 생활안전과, 여성청소년과, 교통과가 속하게 된다. 울산경찰청은 향후 울산시에 설치될 자치경찰 준비단과 협력하면서 자치경찰위원회 출범, 조례 제·개정 등 준비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개선·보완해 7월 1일부터 자치경찰제를 본격 시행하게 된다.

울산경찰청은 자치경찰사무 수행 과정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치안정책을 수립하고 수사권 조정에 따른 책임수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하부조직도 일부 개편했다. 시경찰청장을 보좌하는 자치경찰부장을 신설했고 국가·자치경찰사무를 통합 수행했던 경비교통과는 경비과·교통과로 분리했다.

치안상황의 종합적인 관리·조정을 위해 ‘112종합상황실’을 ‘112치안종합상황실’로 변경했다. 수사 기능은 수사부장을 중심으로 재편하며 보안 기능은 안보수사과로 개편해 수사부에 편제한다. 중부경찰서와 남부경찰서에는 수사심사담당관을 배치해 영장 신청·수사 종결 등 수사 과정에서의 전문성과 공정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울산시 산하에는 시자치경찰위원회가 신설되는데 위원회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 비상임위원 5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은 시장·교육감·시의회·위원회 추천·국가경찰위원회 등 추천으로 7명이 선출되며 위원장(지방경찰청장급, 2급 상당 정무직 공무원)은 위원 중 시장이 지명한다. 상임위원은 6명 중에서 호선으로 선출된다.

자치경찰제는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치경찰제 도입을 천명했고 1998년 경찰제도개혁위원회, 지방자치경찰제기획단 등이 자치경찰 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자치경찰제 도입안을 마련했지만 국회에 제출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3년 참여정부 때 지방분권 추진 로드맵에서 자치경찰제도 도입을 지방분권 주요과제로 명시했고 2004년 자치경찰체 도입의무를 규정한 ‘지방분권특별법’을 제정했다.

최근에는 2017년 11월 경찰개혁위원회에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도입안’을 권고했고 2018년 6월엔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수사권 조정을 자치경찰제와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2019년 2월 당정청협의회를 통해 자치경찰제 추진방안이 발표됐고 2019년 3월 홍익표 의원이, 2020년 8월엔 김영배 의원이 ‘경찰법’ 및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제안하면서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12월 9일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이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구갑)이 대표발의한 일원화 자치경찰제가 올해 6월까지 시범운영기간을 거친 뒤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일원화 자치경찰제는 지방경찰청의 조직과 인원은 그대로 두면서 자치경찰 사무만 구분하는 것으로 자치경찰 사무는 경찰의 임무 내에서 지역의 생활안전, 경비, 교통, 수사 등을 담당하는데 특히 수사의 경우 가정·학교·성폭력, 교통사고, 가출·실종아동 등의 관련수사가 포함돼 있다. 재정은 국가에서 자치경찰사무의 인력과 장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지원하지만 자치경찰사무 수행에 필요한 예산은 시·도지사가 수립해야 한다.

자치경찰수사사무의 범위 명확화 필요
지역특색 반영, 시·도지사의 권한 강화돼야


지난해 1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영배 국회의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경찰청이 공동주최한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논의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송하진 시도지사 협의회장(전라북도 지사)은 “자치경찰제 도입 논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현재까지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연계성 확보, 지역특성에 맞는 치안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논의돼 왔는데 시도지사협의에서도 지방분권에 대한 제도 도입에 적극 공감하고 있고 지방정부가 지역주민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종합행정이 가능해야 하는 바 자치경찰제는 주민을 위한 지역맞춤형 제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영철 한국자치경찰정책연구원장은 국가경찰요구사항으로 생활안전과 경비사무 범위가 자치단체사무까지로 확대하는 것 대한 개선필요, 자치경찰수사사무의 범위 명확화의 필요성, 정치적 중립확보의 어려움 해결 등을 들었다. 노숙자·주취자·행려병자에 대한 보호와 공공청사 경비, 축제 시 질서유지, 재난시 주민보호, 쓰레기 투기 감시 등까지 생활안전과 경비사무범위가 확대되는 것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수사사무는 생활안전·교통 등 일반정책과 연계 및 해당범죄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자치경찰사무 경찰관에 대한 감찰 폐지와 일부의견으로 자치경찰사무 경찰관의 승진임용권을 제외한 기타 인사권은 시도 경찰청장, 경찰서장에게 재 위임해 인사권의 일원화를 통한 혼란 방지도 요구됐다. 이밖에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의 연임 반대도 거론됐다.

자치경찰수사사무 범위 명확화의 필요성에 대한 대안으로 생명과 재산에 관련된 치안업무 성격상 중복치안 장치는 필수 사항이며 주민들의 요구사항으로 보충성의 원칙(인간의 사회생활을 영위해나가는데 있어서 법은 인간활동을 규제하는 최후의 수단이여야 한다는 원칙)에 의해 자치경찰담당관이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한 후에 협의에 의해서 협력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시·도지사의 요구사항으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자치경찰사무 집행기관에 대한 시·도지사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여기에는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 임용에 대한 협의권 강화, 자치경찰사무 담당 공무원 중 경무관 이하에 대한 인사권을 시도지사에게 이관,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추천권 1명 추가, 자치경찰사무 담당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시·도지사에게 이관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또 시도자치경찰위원회, 동 위원회 사무소, 동 위원회 위임추천위원회 구성과 운영은 조례 사항으로 해야 하며 자치경찰사무를 열거식이 아닌 포괄식으로 해 구체적인 사무는 조례로 결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또한 지방분권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며 이에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시도지사 법률안 의견 제출권을 보장해야 하고 소관부서는 경찰청을 제외한 행정안전부로 단일화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자치경찰 업무가 과중해 질 것이라는 의견도
재정 열악한 지자체, 경찰처우 나빠질 우려


전직 경찰관계자 A씨에 의하면 자치경찰제가 과연 국민을 위해 최선의 정책인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제와 수사권조정 빅딜은 경찰의 자충수라는 의견이다. A씨는 자치경찰제가 돼도 승진적체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내부에서 자치경찰제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던 것은 승진적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경찰내부에서는 자치경찰을 지원할 경우 한 계급 승진과 계급정년이 폐지된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신분이 국가직으로 남게 되면서 이러한 자치경찰제의 장점마저 없어져 버렸다는 것.

또 경찰내부에선 국가경찰이든 자치경찰이든 신분은 같은 국가직인데 사무에 따라 지휘권만 경찰청장, 시도자치경찰위원회로 나뉘면 잔소리 하는 시어머니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왔다. 경찰업무는 긴박한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그때그때 내려오는 지시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자치경찰제로 경찰에 대한 처우와 장비가 나빠질 것으로 봤다. 소방관들을 국가직으로 전환시킨 이유도 재정부족으로 소방관들의 초과근무수당을 못주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일부에서는 화재출동 시 쓰는 장갑을 사비로 샀다는 말도 흘러나오곤 했다. 그런 일들이 경찰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의 경찰이 가장 우려하는 건 자치경찰의 업무가 과중해 진다는 것이다. 자치경찰로 가는 생활안전과, 교통과, 여성청소년과, 경비과, 지역경찰은 기존 업무는 그대로 두면서 구청에서 담당해오던 특별사법경찰관들의 사무와 주차단속, 교통안전 시설관리, 구청 청사 및 시설경비 등의 사무를 추가로 넘겨받게 되고 그로 인해 경찰업무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기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의견이 있는 가운데 경찰내부에서는 수사경과 취득시험인 형사법 능력평가시험 응시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수사경과를 취득하면 국가경찰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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