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해녀들 “슬도 체험장 조성은 생존 위협” 주장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2 08: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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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도 주차장 조성으로 내항 수산물 수확 반토막, 더 이상 양보 못해
▲ ‘남진 해녀의 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천석 동구청장이 슬도 수산생물 체험장에 대한 사업 설명을 직접 하고 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어려워진 지역경제를 관광수요로 활성화시키겠다는 울산 동구청의 ‘슬도 수산생물 체험장 조성사업’이 인근 해녀들의 반발에 부딪쳐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6일 동구 ‘남진 해녀의 집’에서 슬도지역 체험장 조성에 대한 동구청 간담회가 열렸는데 주변 4개 부락 30여 명 해녀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이 사업은 방어진항 내 슬도로 들어가는 길 내항 쪽에 중앙에는 체험장 4개와 한 쪽에는 물고기 가두리장, 해수족욕장, 다른 한 쪽에는 포토존을 결합한 수산생물 체험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총 예산은 10억 원이 들어간다.

 

체험장은 해초류 관찰장과 고기잡이 체험(낚시), 스노쿨링장, 다이버 수영 학습장으로 활용한다. 대상 지역은 방파제 길을 따라 길이 210m 너비 30m에 이른다. 동구청은 이 체험장에 수산물을 풀어 해산물을 채집하는 즐거움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체류형 관광으로 이끈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슬도 내항은 물이 맑고 얕아 다양한 해산물을 수확하는 해녀들의 작업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해녀들은 지난 번 슬도지역 입구에 50~60평 주차장을 증설한 것도 작업장 침범을 양보한 것이고 공사과정과 준공 후 콘크리트 녹은 물이 바다로 침투해 해산물 수확이 감소했다며 물놀이장은 허락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천석 동구청장이 직접 나와 동구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라며 남진항 해녀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해녀들은 주차장 조성 과정에서도 원래 약속한 면적을 두세 차례 번복하면서 주차장 면적이 늘어 자신들의 작업장이 축소됐음은 물론 공사 후 콘크리트 물이 침투해 많이 잡히던 해삼, 전복, 앙장구 수확이 반토막 났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수산물 체험장도 자신들의 작업공간을 축소하거나 오염시킬 것이라며 사업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천석 동구청장은 지자체가 시범운영한 후 주민들이 운영해 수입을 주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4개 부락 해녀들은 “지금의 작업장과 작업 방식을 방해하지 말라”며 “이제 70대인데 85살까지 먹고 살 것을 보장하면 응하겠다”고 맞대응했다.  

 

정 동구청장은 바다가 해녀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전체 동구지역을 위한 장소라며 체험장 조성에 대해 마지막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해녀들은 낚시꾼이 몰리는 방파제 깊은 곳에도 벌써 백화현상이 일어나 많이 잡히던 군수, 전복, 미역도 사라졌다며 바다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항만 내항은 보상구역이 아니라는 점을 동구청이 내세우고 있어 수산생물 체험장을 강행할 경우 이해충돌로 인한 보상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월말 기준 울산시에 등록된 해녀와 해남은 총 1534명으로 제주해녀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는 대부분 고령자로 그 수가 점차 줄어드는 실정이다.  

 

동구청은 지난해 8월 남진항에 해상물놀이장을 설치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 한국관광공사 주최 ‘2019 지자체 관광경쟁력 후속실행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된 낭만동행 슬도 바다길 투어 콘텐츠 활성화 사업으로 ‘슬도 낭만포차’를 운영하는 등 여러 관광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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