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숲을 만든 사람들

김종관 농학박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대표 / 기사승인 : 2020-03-26 08: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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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숲포럼

대상지

1975년 9월, 한독산림경영사업기구(한독기구) 시범 사업장을 선정하기 위해 산림청 강기봉 전 조림과장 주재로 인근지역 시장·군수 회의가 진행됐다. 한독기구 양산사업소 청사 건물을 신축하던 중이라 회의는 하북면 순지리에 임대한 창고 임시사무실에서 열렸다. 경상남도 박상호 영림과장과 육림계장, 14단지지역의 양산군수, 울주군수, 밀양군수와 관계 과장 등이 참여했다. 이 회의에서 울주군의 두서면과 상북면이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됐다. 시범사업은 영세사유림 경영개선을 위한 산주조직 육성과 조림·육림사업 등 개선된 산림사업을 실행하는 것으로 했다. 


한독기구 양산사업소에서는 울주군 두서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임야대장을 작성하고 전 임야를 대상으로 육림조사와 입지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지역 내 산림소유자 현황조사도 병행했다. 현장조사에는 한독기구 사업관리인 폰 크리스텐(Heino von Christen) 박사도 함께 참여했다. 폰 크리스텐 박사는 산림토양 전문가로 울주지역 뿐만 아니라 양산지역의 토양상태도 점검하며 산림토양의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 식목일 행사 때 전시한 한독기구 및 협업체 소개 홍보 전시판. 1977년



홍보

1976년, 사유림경영개선 전문가 발트 에르하르트(walter Erhardt) 씨가 도착하면서 산주협업경영 시범 현장사업이 시작됐고 구체화됐다. 두서면 서하리, 인보리, 차리, 구량리, 내와리, 상북면 소호리의 산주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산림관리에 대한 홍보사업을 실시했다. 주로 저녁 시간에 마을 이장 집이나 공회당 등에 주민들을 모아놓고 이동식 영사기를 이용해 흘러간 영화를 보여준 뒤 마지막에 조림이나 육림작업의 필요성을 홍보했다. 산에 나무를 심으면 장래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임업선진국 독일은 임업이 발전해 200년 된 참나무 한 그루만 팔아도 고급 승용차 벤츠 한 대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소득을 올린다고 홍보했다. 홍보사업은 주로 서수봉 씨가 맡아서 실시했고 마상규 박사도 간혹 참여했다. 산주를 대상으로 산주협업체조직에 대한 지도사업도 실시했다. 


민주적 지도이념

산주협업체 육성 지도사업에는 독일 전문가 에르하르트 씨가 참여했고, 사업관리인 폰 크리스텐 박사는 산주협업경영 육성 운영이념을 제안했다. 폰 크리스텐 박사는 수직적이며 주종관계인 산주 지도방법을 개선해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지도방법으로 산림전문가를 산림경영 담당자란 이름으로 현장에 파견해 산주들과 함께 산림사업을 실행할 것을 제안했다. 에르하르트 씨는 특유의 친절함으로 산주들과 현장에서 합숙하는 등 산주들과 함께했다. 산주들을 지도해 1977년 12월부터 산림경영협업체 조직을 설립했다.

 

▲ 차리·구량 협업체를 견학하는 임업관계자들. 1980년

 

사업 수행

현장지도는 독일 전문가 에르하르트 씨와 함께 한용희 담당관, 김종관, 박경, 백현곤, 김병구 등이 담당했고, 영림계획 편성은 독일 전문가 포트 씨와 함께 김진, 강군수 등이, 시험사업은 마상규 박사, 이장수 등이 주로 담당했다. 조림 및 육림사업은 산주협업체 회장이 주동이 돼 산주들과 함께 산림개발작업단을 구성해 실시했고 사업비는 현물보조로 수급되는 묘목과 일부 정부보조금을 빼고 모든 경비를 산주가 직접 부담했다.

 

▲ 소호령임도 준공 행사 뒤 산림청과 경남도 관계 국장, 울주군수와 독일 전문가들에게 점심을 준비하는 김지삼 회장(왼쪽 첫 번째). 가운데 넥타이를 매고 있는 이가 에르하르트 씨다. 에르하르트 씨는 헤센주 산림청 소속 임업사로 1976년부터 1982년까지 6년 동안 한독산림경영사업기구(한독기구) 양산사업소에서 함께 일했다. 한독기구 독일 전문가 중에서는 맨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오래 있었다. 한독기구 양산사업소장이었던 필자와는 나이도 비슷한 데다 이야기가 잘 통해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눴다.1980년

 

한독숲의 주인

1000여 헥타르의 인공조림과 3000여 헥타르의 육림으로 40여 년생 한독숲을 조성한 가장 큰 공로자는 4개의 산주협업체 회장과 회원들이다. 초대 회장은 서하·인보협업체 장성희 회장, 소호리협업체 최봉춘 회장, 내와리협업체 김재상 회장, 차리·구량리협업체 김지삼 회장이다. 이 분들이 명예직 무임회장으로 회원을 지도해 헌신적으로 나무를 심고 육림작업을 실행했다. 특히 서하·인보협업체 장성희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림단(작업단)을 조직해 운영했고, 김지삼 회장은 사유림임도 1호인 소호령임도를 시공해 우리나라 2000여 명의 산림 공직자들에게 사유림임도 시공을 시범했다. 현재는 내와리 우송죽 회장, 서하·인보 서정걸 회장, 차리·구량 박춘열 회장, 소호리 손호봉 회장이 맡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 산주를 지도해 협업체를 육성하고 산림사업을 지원한 산림경영 담당자는 김종관, 박경, 김진, 이장수, 강군수, 백현곤, 김병구 등이다. 특히 김병구 박사는 산주소득 증대와 영림단 운영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백년숲의 기반인 40여 년생 울창한 한독숲이 조성됐다. 

 

김종관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대표,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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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농학박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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