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 부동의를 환영하며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19-09-18 07: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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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설악산(오색)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환경부에서 부동의 결정을 했다는 낭보는 동강댐 백지화 이후 환경운동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할만한 결실이다. 전국 500여 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설악산 등산로 오체투지, 설악산~청와대 도보 행군, 단식투쟁 및 노숙 농성 등 그야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저항’이었다. 오죽하면 구호가 최후의 옥쇄투쟁에 임하듯 비장한 ‘우리는 저항한다’였을까.


설악산 케이블카 논쟁은 1982년에 강원도와 양양군에서 오색-끝청과 장사리-울산바위 두 개의 노선을 추진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니 무려 38년을 끌어온 사안이다. 그러나 번번이 좌절되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힘을 받게 된다. 2015년 환경부가 7가지 보완사항 조건부로 사업승인을 하면서 승인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려는 쪽의 집요함보다도 반대 투쟁을 이끄는 단체 및 활동가들의 헌신과 사명감을 이길 수는 없었다. 


이번 환경부의 부동의 결정은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의 연속이었다. 당초 반대대책위에서는 설악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순례를 마치는 8월 초에 부동의 결정이 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었으나 지역 정치권의 개입으로 40여 일이 늦어졌다. 양양군과 강원도의 반발,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입김이 그만큼 거셌다는 반증이다. 하여 반대대책위는 전력투구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면 끝나는 줄 알았다가 다시 하프코스를 더 뛰는 것과 같은 힘겨운 노숙 농성을 40여 일 더 벌여야 했다. 


그만큼 힘든 투쟁 끝에 낭보를 접했으니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투쟁을 최선봉에서 이끌었던 대표자들의 감회가 어떠하겠는가. 설악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접하는 울산지역 환경단체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너무나 기쁘고, 이 기운이 전국의 난개발을 막는 방패막이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특히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 과정을 보면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만큼이나 집요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꼴이다. 


양양군과 강원도는 케이블카 사업에 올인하다시피 매달렸다. 이번 환경부의 부동의 결정에 승복하지 못한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진보진영 출신 광역단체장임에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서는 보수정치인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 울산시장과 울주군수도 마찬가지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도 2000년부터 시작됐으니까 20년을 끌어오고 있는 사안이다. 맨 처음에는 민간업자가 나섰다가 나가떨어지자 울주군이 직접 나섰다. 


그러나 울주군에서 노선을 두 차례나 변경하면서 추진한 계획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부동의에 가로막혔다. 지금까지 세 차례나 부결됐고, 작년 동시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울산광역시와 울주군 자치단체장에 대한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면서 신불산 케이블카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송철호 시장은 울산환경운동연합 후원의 밤 행사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더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발언까지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담당부서 관료들은 지역 언론기자들에게 정보를 흘리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불씨를 살렸고, 울주군도 사업(용역)예산을 삭감하지 않고 유지했다. 환경단체에서 항의하면 부인하는 식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하더니 이번에는 민간업자가 나섰다. 대명건설이 신불산 변경노선에 이어 동구 대왕암 케이블카까지 두 개를 동시에 추진하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민자로 추진하기는 하지만 공공의 지분참여도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울산시와 울주군과의 사전 교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환경연합 입장에서는 대명건설의 노선변경(약 400m 단축)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울주군에서 추진하던 노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다. 지속적인 환경훼손과 자연생태계 교란이 불가피하고, 사업적인 성공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금광 노다지나 되는 것처럼 매달리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추진 주체들이 선수를 교체하면서 집요하게 나서는 것 이상으로, 우리도 개발보다 환경보전을 우선하는 지역의 모든 단체 및 활동가들과 연대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전국적인 연대를 통해서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아낸 값진 승리는 우리에게 큰 힘을 주는 응원의 메시지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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