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축산

정진익 농부 / 기사승인 : 2020-12-03 0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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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이밥에 기와집 고깃국이 선망에 대상이던 시절이 있었고 북한은 지금도 그렇다고 한다. 불고기가 한식의 중요한 부분이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과거 소고기는 설 추석 잔치 때나 불고기는 아니고 국물로 맛볼 수 있어 소가 장화 신고 갔나 하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었다. 이렇듯 풀만 먹고 살던 우리가 밥상에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이다. 국민소득의 급격한 향상과 축산의 발달 때문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고기는 날로 더 좋아하는데 축산은 왜 혐오의 대상이 됐을까.


우리 울산은 영남알프스라고 하는 그림 같은 산을 갖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처럼 소와 염소가 풀을 뜯는 목장은 없을까? 실은 있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대관령처럼 산에 목장하기 좋은 곳을 골라 전국에 목장을 만들었다. 울산에도 천황산 가다보면 억새밭 초입 왼편에 목장이 있었다. 산에 적당한 방목을 하는 것은 생태계에도 도움이 된다. 산불 예방도 되고, 적당한 방목 마리수를 결정하면 관광에도 도움 되고 축산의 이미지도 좋아진다. 농민의 소득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알프스, 알프스 하지만 말고 정말 알프스처럼 축산도 했으면 좋겠다. 아주 소규모라도.


단일 농산물 생산 1위가 쌀에서 돼지로 바뀔 정도로 축산은 급성장했다. 주요 축산물은 소, 돼지, 닭이다. 문제는 축산의 공기 오염이다. 수질오염은 시설의 현대화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공기 오염은 막기가 훨씬 어렵다. 석유화학단지의 공기 오염을 보면 알 수 있다. 연 매출이 몇 조씩 하는 대기업도 해결 못하는 것을 연매출 1억남짓 하는 농가가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마리당 사육면적을 대폭 늘리든지 아니면 가축분뇨를 바로바로 수거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가축분뇨로 생산한 가스는 천연가스와 성분이 비슷한 메탄이 주성분이다. 30년 전에도 생산하고 경제성이 있다고 해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한국의 가축분뇨 재활용 가스를 소개할 정도로 의미 있고 오래된 이야기다.


친환경축산이라는 말은 공식 용어가 아니다. 유기축산이 공식 용어다. 동물복지 축산도 비숫한 개념이지만 유기축산이 가장 적합한 용어이고 공식적인 용어다. 유기농 사료를 먹인다고 유기축산이 아니다. 유기농 유기축산의 기본은 순환이다. 가축의 분뇨로 작물을 키우고 이 작물을 가축과 사람이 먹는다. 공장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근본 이유가 공장비료는 순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1kg에 3000원 정도 하는 쌀을 먹고 더 비싼 반찬과 한 끼를 먹고 있다. 닭은 1kg에 500원 정도 하는 사료만 주로 먹고도 훌륭한 고기와 계란을 우리에게 준다. 돼지는 비슷하고 소는 적게 든다. 


지금은 양으로만 승부를 보니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작년에 지은 축사보다 올해 짓는 축사를 크게 짓는다. 내년에는 더 크게 짓고 사육하다보니 축산 혐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정부의 지원을 울산 만큼이라도 규모를 기준으로 주지 말고 사육 환경과 사육 마리수에 따라 주면 좋겠다. 문제가 되는 사육 환경과 사육 마리수를 제시하고 그 이하를 지원하자는 말이다. 지금은 제일 큰 농장이 가장 많은 지원을 받는다. 이를 친환경 축산과 연계하고 사육 마리와 사육환경과 연동하자는 것이다. 


돼지는 참 깨끗한 동물이라고 한다. 적정 공간을 확보해 주면 알아서 일정한 장소에 똥오줌을 가린다. 그래서 잠자리는 늘 깨끗하다. 이런 최소한의 공간보다 더 좁은 공간에 사육하다보니 안 되는 것이다. 비단 돼지뿐 아니라 소나 닭도 그렇다. 우리가 스페인의 리베리코 돼지를 수입해 먹지 말고 그 이상의 돼지를 생산해 내자는 것이다. 아직도 농사는 질보다 양으로 모든 것이 맞춰져 있어서다. 어차피 양으로는 외국에 당해내지 못한다. 그럼 질이지 않는가. 친환경에 맞는 지원 뿐 아니라 제도 개선도 따라야 한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이 축산 혐오에 의한 가축사육제한 구역을 설정해 소 이외에는 사실상 키울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정말로 가축의 환경오염이 문제가 된다면 금지시켜야지 무책임하게 기존의 마을 안에 있는 축사는 계속하지만 증축이 안 되게 하고 신규를 제약해 고사시키는 것은 아니다. 기존 오염은 어떻게 안 돼서 주민도 피해고 농민은 확장이 안 되고 모두 피해자인 것이다. 


이럴 것이 아니라 모두가 사는 상생의 방법을 농업은 유기농, 축산은 유기축산으로 방법을 찾자. 울산은 소비처도 있고 생태관광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입지를 갖췄음을 여러 번 강조했다. 혁신이란 새로운 가치를 보여 줬을 때 더욱 빛난다. 이제 농업도 혁신을 필요로 한다. 유기농이라는 가치를 더해 농업의 혁신을 가져 올 때다.

 

정진익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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