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북 주민들 아스콘 공장 허가 철회 요구하며 시청 앞 시위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20-02-06 06: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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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콘 공장 1심 재판 승소로 울산시에 책임 물어
대표단과 시장 면담…송 시장 “대체부지 확보 노력”
▲ 상북면 주민들은 4일 울산시청 앞에서 송철호 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상북면 길천산단 아스콘 공장 허가거부 처분에 대한 지난달 22일 울산지방법원 1심 재판에서 아스콘 공장이 승소하자 4일 주민들이 울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를 감안한 듯 집회 참가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아스콘 공장은 지난 2016년 울산시와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길천일반산업단지 2차 부지에 아스콘 생산공장 신설을 추진했다. 당초 길천일반산단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등으로 유치업종이 한정돼 있었다. 이에 주민들은 산단이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 등에 기대로 유치에 동의했다. 하지만 산단 분양이 되지 않자 울산시는 입주업종을 네가티브(특정 업체를 제외하고근 유치 가능)방식으로 완화했고 이에 아스콘 공장이 울산시와 분양계약을 맺었고 이에 불교계와 상북주민들은 '길천산단 아스콘 공장 허가거부 처분 소송'에 나섰다. 

그동안 재판은 2018년 5차례 변론과 11월 재판부의 현장검증 등으로 진행되다 지난해 2월 선고일이 잡혔지만 법원 인사로 재판부가 모두 교체되고 다시 12차례 변론과 선고기일이 바뀌는 등 법리적 공방을 이어왔다. 1심 재판부는 “허가거부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해 아스콘 공장의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또 지역주민들의 보조참가신청도 각하했다. 수인한도(환경권의 침해나 공해, 소음 따위가 발생해 타인에게 생활의 방해와 해를 끼칠 때 피해의 정도가 서로 참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하는 환경상의 이익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 참석자 대부분은 대표단 면담이 끝날 때까지 장소를 지키며 면담결과를 기다렸다.  ⓒ이동고 기자


대부분이 노인들인 상북 주민들은 관광버스를 대절해 300여 명이 울산시청 정문 앞에 모였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태화강 발원지에 발암물질공장 허가 철회하라”, “허울 좋은 네가티브 분양 울산시는 철회하라”, “소리없는 살인마 아스콘공장 물러가라”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아스콘 공장 예정부지와 가까운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능행스님과 가지산 석남사 스님들, 조계종 흥덕사 스님들도 승복을 입고 피켓을 들어 침묵으로 호응했다. 마을 청년들은 바투카타 공연으로 집회 분위기를 높였고 상북면주민자치위원회 풍물단도 북과 꽹과리로 같이 호흡을 맞췄다.


강영무 길천산단아스콘공장저지특위 위원장은 “우리 집회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질 우려가 있어 집회 자제 요청이 들어왔다”며 “우리 상북 주민은 코로나로 죽으나 아스콘으로 인해 암이 들어 죽으니 매 한가지다”라고 말했다.

 

▲ 이 날 집회에 참가한 상북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자들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경보에도 마스크를 하고 참석했다. ⓒ이동고 기자


한 주민은 “내 어머니는 86살인데도 같이 왔고, 92살 된 동네 할머니도 이 집회에 참가했다”며 “산업단지 내 허가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우리를 속였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또 다른 주민은 “가지산과 고헌산의 정기를 받았고 천년고찰 석남사가 있는 바로 아래 가장 좋은 땅에 아스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리 상북 주민은 싸움을 해서 진 적이 없다. 아스콘 공장을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만일 아스콘 공장이 세워지더라도 우리가 가동하는 것을 가만 보고 있겠느냐고 아스콘 공장이 들어설 경우 싸움이 장기화 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들이 요구한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아스콘 공장 부지 분양 해지 △네거티브 분양 부지 5000평에 대한 변경해제와 친환경 활용방안 모색 △입주기업 민원사항인 국도 24호선과 길천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이다.

 

▲ 송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상북면 사찰 스님들이 시청 본관 입구에서 경비원과 대치하고 있다.  ⓒ이동고 기자


능행스님을 비롯한 20여 명의 비구니 스님은 송철호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관 입구에서 경비원들과 실랑이를 벌였고 잠시 동안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강영무 특위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집회 중인 12시 10분에 송 시장과 면담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점심을 먹으며 장송곡을 틀어 놓고 면담 결과를 기다렸다.


강영무 특위위원장은 먼저 ‘아스콘 공장 부지분양 해지 문제’는 울산시가 “대체부지 마련에 힘쓰겠다”고 했고, ‘네거티브 분양 5000평에 대한 변경해제와 친환경 활용방안 모색’에 대해서는 “애로사항이 많다며 환경문제 업종이 못 들어오게 가급적 힘쓰겠다”고 결과를 전했다. 또 ‘공단 진입도로 개설’에 대해서는 “올해 예산을 잡아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상북 주민들은 사태 추이를 면밀하게 보면서 추가적인 집회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아스콘은 작은 돌에 석유찌꺼기를 입혀 만드는 도로포장에 쓰이는 재료로 익산 장점마을과 남원 내기마을 등 아스콘 생산공장 인근 마을에는 암환자가 많이 발생해 전국적인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스콘은 제조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라돈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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