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마타병센터 나가노 미치씨, 두동초 어린이들과 만나다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11-06 00: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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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문제는 어렵지만 같은 마음으로 바라본 미나마타병
▲ 일본 미나마타병센터 소시샤(相思社)의 상임이사인 나가노 미치 씨는 두동초등학교 학생들과 만나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왼쪽이 나가노 미치(永野三智) 씨, 오른쪽은 울산미래공생연구소 김진희 대표.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4일, 울주군 두동초등학교에서 한 일본인의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강연자는 일본 미나마타병센터 소시샤(相思社)의 상임이사인 나가노 미치(永野三智) 씨. “미나마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세요”가 강연 주제였다. 이 자리는 울산미래공생연구소가 마련했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 측의 배려로 학부모도 강연에 함께 했다.

미나마타 지역은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어촌마을이었고 주민들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생활했다. 1908년 치소(Chisso)라는 비료를 만드는 공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업을 다각화해 1932년 화학약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만들면서 문제가 생겼다. 황산수은을 촉매로 사용해 메틸수은이 함유된 폐수를 하천으로 흘려보낸 것이 미나마타 주민들에게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문제를 더 키웠다. 이상한 병증은 무시됐고 국가와 언론이 기업의 편에서 이를 은폐하는 일이 지속됐다. 생선 행상을 하던 아주머니의 자녀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고, 자신이 팔았던 생선을 먹고 주민들이 장애를 갖게 됐다. 이 아주머니는 본인도 병증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자책감에 50년이나 본인의 병을 치료하지 않았다. 니가타에서도 똑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가 발생했다. 두 도시가 연대해 국가를 상대로 자신들의 피해를 공해로 인정받으려는 노력이 다시 시작됐다.

시민단체 ‘미나마타병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가노 미치 씨는 “나를 찾아오는 사람의 병을 낫게 할 수는 없지만 가까이 있으니 이야기는 들어줄 수 있다”며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첫걸음이니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나마타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 후 한 시간 동안 진지하게 듣던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지금도 미나마타병이 있는지”를 물었고 나가노 미치 씨는 “미나마타 바다에 폐수 오염이 없어진 지 50년이 지나 지금은 미나마타병에 걸리는 사람은 없지만 그 뒤에도 5년간은 오염된 물고기가 있어 미나마타병을 가진 가장 어린 사람이 45세 정도 된다”고 답했다.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베 수상을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다소 민감한 질문에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어렵네요”라며 난감해했다. 나가노 미치 씨는 “아베 수상은 약자에게 아주 냉엄하게 대하는데 우리는 인간이니 약한 사람도 도와주는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미나마타병에 같이 걸린 모자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로서도 가슴이 아프고 슬펐다”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 활동도 더없이 중요하겠지만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어마어마한 경제 활동이나 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다른 학부모는 “평소 환경에 대한 강연을 많이 들었지만 이번 강연은 아주 색달랐다”며 “미나마타의 이야기를 들으니 울산의 신고리 주민들이 고리원전의 방사능 피해로 병들어 가고 있음에도 정부의 방관이 어찌도 같던지 맘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한·일간 문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한·일간 민간교류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을 모아 두동초등학교에서 이뤄진 미나마타병센터 소시샤의 나가노 미치 씨의 소박한 강연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강연장에는 울산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두동초까지 와서 강연을 해 준 나가노 씨에 대한 따뜻한 환대 분위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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