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설민석의 과욕이 빚은 대참사

배문석 / 기사승인 : 2021-01-07 00:00:56
  • -
  • +
  • 인쇄
TV평

왜곡 역사해설과 논문 표절…방송하차까지

설민석은 가장 눈에 띄는 역사 강사였다. 맛깔나게 역사를 해설하고 전달하는 그의 입담은 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연예인들과 함께 역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습은 교양을 넘어 예능 프로그램까지 넘나들 만한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tvN <벌거벗은 세계사>로 세계사까지 발을 넓히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나치 독일, 아돌프 히틀러’를 주제로 작년 12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 바로 그 다음 회 ‘고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7세’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출연자가 역사적인 사실을 오인했다면 단순 실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를 자처한 역사 강사에겐 치명적이었다. 


‘나치 독일’편에서는 유대인 대량학살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인간교배’와 ‘인간비누’는 매우 자극적인 사례였지만 실제로는 괴담처럼 부풀려진 것들이다. 그리고 ‘고대 이집트’편에서는 클레오파트라, 케사르, 폼페이우스의 행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른 설명으로 채워졌다. 

 


이런 사실들은 고대 이집트 전문가인 곽민수가 방송 이전부터 걱정스럽다고 예측한 부분이었다. 그는 실제로 방송이 나간 후 본인이 자문했던 내용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제작진이 나서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했고 재방송도 사라졌다. 


이런 역사왜곡의 가장 큰 원인은 설민석 본인이 부린 과욕 때문이다. 스스로 한국사 전문가를 자처하고 오랫동안 한국사를 중심으로 강의와 저술을 해왔는데 무리하게 세계사까지 확장을 시도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것은 역사학자가 아니라 대중 강사라고 용납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사를 봐도 고대, 중세 그리고 근현대사 분야에 따라 각각 차별화된 연구와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도 ‘예능’이라고 세계사까지 쉽게 상대하며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처럼 사실과 소문 그리고 미스터리를 뒤섞은 수준이었다. <벌거벗은 세계사>의 세 번째 방송 '난징 대학살과 731 부대'는 그나마 한국근대사와 연결되는 편이어서 왜곡이 덜한 결과를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뒤에 발생했다. 지난주 한 인터넷언론에서 설민석이 쓴 대학원 석사논문이 52%에 이르는 표절이라는 보도를 하자 바로 사실을 인정하며 방송하차를 선언한 것이다. 결국 설민석이 고정이었던 2개 프로그램 모두 결방에 들어갔고 전면 재정비를 해야 한다. 

 


굳이 석사학위를 따지 않고, 세계사까지 분야를 확장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나 모든 게 스스로 자초한 욕망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가져와 사회에 일침을 가해왔던 역사 전문가로서는 너무나도 치명적인 과욕이었다. 더구나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방송 편성까지 이어진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민폐가 돼 씁쓸할 뿐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